서른이 되고 집안에 새식구가 들어오고 맞은 첫 명절.
우연히 받은 선물이 아는 형네 회사꺼라는 게.
다른 집안들의 문화와 우리집안의 이야기들이 공유되면서
같아 보이던 명절 풍경에서 우리만의 추억과 문화를 다시금 확인하면서 어렴풋하던 가풍이라는 것을 인지할 수도 있었고.
새삼 나이가 들었구나. 라는 걸 새삼 느끼게 되었다.
명절 끝에는 할아버지때는 오장동 함흥냉면을, 우리 대에선 오금동 냉면집 그리고 최근 생긴 집 앞 함흥냉면집으로까지 이어지는 냉면을 먹는 우리집만의 풍습. 플러스 어머니를 위한 마사지 회원권 구매.
세대가 변하면서 꽤 많은 게 변하지만 변하지 않는 게 있고 그게 집안의 색인 것 같다.
어머니의 토란국에서 할머님의 맛이 난다는 큰아버님의 말씀.
중국에서 오랜만에 명절에 맞춰 귀국하신 작은아버지.
모두 토란국이 그리웠다고 하셨고 어머니는 친척들에게 우리 집안의 맛을 추억할 기회를 주셨다.
사위가 들어온게 이정돈데,
나와 형이 새사람을 맡을 때는 또 어떤 이야기들이 만들어지려나
내가 고지식한 것일지도 모르지만,
부디 집안의 이야기와 색. 맛이 이어질 수 있는,
그리고 그 과정에 불편함을 드러내지 않는 사람이 들어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