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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에서 같은 학교에서 근무했었던,
지금은 대구에서 석사과정을 공부하고 있는 아룡수릅 박시가 연락을 주셨다.
삼촌이 치료차 한국에 들어왔는데, 통역을 도와줄 겸 서울에 올라왔다고...
그렇게 해서 오늘 하루,
코엑스와 잠실, 63빌딩은 가봤다는 샘을 위해
장소를 알아보던 중 꽤 오랜만에 북촌을 가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북촌과 삼청동을 코스로 해서 산책을 했다.
쥴라샘이 본국으로 돌아간 후,
몽골어를 쓸 일이 거의 말할일이 없었기에
선생님과의 만남에서 처음엔 말이 바로 안나왔었다.
이내 산책을 하며 까먹었던 단어들을 하나 둘 아룡수릅 박시가 상기 시켜준 후에야
다시금 말문이 트이긴 했었던 듯.
그렇게 한참을 이런 저런 주제로 이야기하다보니
몽골에서 내가 주로 친했었던 아료나 박시와 조카 박시와는 다른 조의 선생님이었기에
많이 이야기를 할 기회가 없었는데, 그때부터 참 친하고 싶었다고.
이 이야기에 참 미안했었는데, 그때의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서로 공유하고나니
잠시나마 그때를 회상할 수 있어 좋았던 것 같다.
우리네 또래가 그렇듯, 자연스럽게 연애와 결혼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한국으로의 유학이 결정된 후, 갓 만남을 시작했었던 지금의 남편.
내 사람이다. 라는 그 마음이 너무 강해 한국으로의 유학을 결정했고, 지금은 그 둘 사이에 한 아이를 가진 채
남편은 그의 아내를 위해 그녀의 옆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음을 들으면서는
참 많이 부럽고 존경스럽다고 생각했었다.
내가 참 부럽다고 하자, 자기 사람은 느낌이 다르다 했다.
자기도 남편을 만나기 까지 몇명의 남자를 몇달을 만났었지만..
그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자신의 사람이란 느낌이 없었다고,
그리고 그 사람들을 지나치다보니 지금의 남편에 대해 그 마음이 더 분명해 졌다고..
나도 작년에 아마도 그런 사람을 만났던 것 같다고,
그 느낌이 내게는 너무 생소한 감정이었기에 그걸 표현하는게 너무나 서툴었다고.
꽤 시간이 지났음에도 이게 참 어떻게 해야할진 잘 모르겠다고 했었던 것 같다.
이런 저런 이야길 하다보니 시간이 꽤 지났고,
곧 다시 볼 것을 기약하고 헤어졌다.
요즘들어 참 내 사람들에게 감사함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논문 디펜스날, 우연히 그리고 아주 잠시 도로위에서 인사를 나누기만 했던 정진이가
본격적인 새 도전을 앞두고 여행길에 오르며, 공항에서나마 전화를 줬었다.
경황이 너무 없어 이렇게나마 연락드린다는, 그 전화가 이녀석이 어떤 친군지 다시금 느끼게 해준 것 같고..
오늘의 이 뜬금없는 만남을 한 아룡수릅 선생님도..
이 뜬금없는 일정에, 내가 잘 못하는 서울마실지 선정과 맛집 선택에 추천코스를 짜주신 화영누나도..
이글을 쓰기 바로 전 갑작스럽게 안부를 물어온 에티오피아의 게트넷 교장 샘도.
다시금 참 내가 바쁘단 핑계로 챙기지 못하는,
내 사람들에게 참 미안하면서 감사한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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