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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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10시반에 몰려오는 피로감에 오랜만에 기절하듯 눕자마자 잠이 들어 지금이 1시반이긴 하지만 참 잘 잤다. 라는 생각이 들마큼 개운하다.


작년 처음 자전거 타기시작하면서 주변 형들의 권유로 저렴한 미니벨로부터 시작했다. 속도형이 맞는지 미니벨로가 맞는지 타보며 결정하고,

바꾸는게 후회안한다고.


그렇게 1년. 속도를 내는 쪽이 맞다고 판단하고 구매한 첫 로드.

그리고 첫 한강 라이딩. 미니벨로로 다니던 거리는 시간과 힘에 비해 한계가 분명했었는데,

한시간 남짓만에 잠원을 간것 같다. 좀 더 훈련하면.. 일주일 내내는 아니지만 사무실까지도 무리는 아닐것 같다는 생각이..


더 갈지 고민하다 처음이라 불안한 마음에 발길을 돌렸는데, 체력도 남고 이제 막 자전거를 조금 느끼며 느끼는 만큼 움직이기 시작한 것 같은데

천호에 도착해버려 고민하다 올림픽 공원을 갔고, 평소 저녁에 타던 만큼 타다가 돌아왔다.


그렇게 12시부터 시작했던 첫 라이딩은 4시반이 되어서 종료되었는데..

빨라진 속도만큼 긴장해야하는 부분과 조심해야하는 부분이 분명하지만.. 재밌다는 게 느꼈졌다.,

자기 전 아 자다보면 꽤 욱신거릴 수 있겠다 생각했지만.. 일어나보니 그리 뭉친 것 같지도 않은 것을 보니...

이제 다음주면 접영에 들어가는데, 체육교사 임용반이라 해도 될만큼 임용준비생이 많은 우리반이라 그런지 수영이 지구력과 더불어 근력 운동이 되고 있어왔기 때문은 아닌가 싶다.


역시 운동은.. 조바심 내지 않고 차근차근 .

이게 참 중요한듯.


#2 올림픽 공원에서 돌아오는 길에 귀국전부터 귀국하면 보자고 벼르던 혜진 누나와의 급 만남 약속을 잡았다.

옆동네에 살고 있어 맘 먹으면 볼 수 있었을텐데 참 바쁘단 핑계로 누나의 귀국이 2달이 지났는데 이제야 봤다.


작년 중순. 내겐 처음이었던 낯선 감정이 내게 가져왔던 변화들. 그리고 그 변화들로 인해 스스로 참 많이 변하게 된 것들을 이야기했고.

여전히 난 어찌해야할지. 모르겠다는 말을 했던 것 같은데,


역시 누난 지금까지 수많이 질문했던 것들보다 가장 설득력있는 답변을 주었다.

조금은 불교에 가까운 개념이긴 했는데.. 이해하기.


상대의 상황과 그로 인한 행동을 자연스레 이해하고 그걸 출발점으로 설정해야함의 중요성을 말해준 것 같다.

(이것보다 좀 더. 서툰 내가 이해하기 쉽게 풀어서 설명해주긴 했지만..)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들어보니 상대에 대해 이해하게 되었고,

다시금 내 마음에 대한 중심을 잡을 수 있게 된 것 같다.


몇살엔 보통 어떤 걸 해서 어떤 결과를 만들어야 하고.

언제는 뭘해야하고.. 


우린 알게 모르게 사회 구성원으로써 나이대에 맞는 일반적인 과정을 학습하고

그것을 잘 지켜나갔을 때 '상'이라는 것을 받아 자신이 잘 살고 있다는 안정감을 얻으며  성장한다고 믿으며 살게 되는 것 같다.

유독 한국 친구들에게 이 일련의 과정이 너무 당연하게 수용되고 있다고도 느끼곤 있는데..


어릴적 너무 많은. 그리고 너무 이르게 경쟁에 합류했고,

획득하면서 느끼는 내 생각은 과연 이게 맞는 것인지.

사회 구성원으로써의 나라는 톱니가 잘 돌아가는 게 목적이라면 그렇게 살아가는 게 맞지만..

순간의 감사함을 느끼며, 주변이 경쟁이 아닌 동료로써 살아가는 삶. 내가 주체가 되는 삶은 그게 좀 아닌 것 같았다.


그렇기에 앞만보고 달렸을 때 당연히 가야하는 방향으로 갔을 때 받는 칭찬이 어느순간부터 내겐

내 삶으로부턴 조금 멀어지고, 사회적 도구화되고 있다는 것을 가늠하는 나침반으로 느껴졌기에,

조금씩 다른 선택들을 해온 것 같다.


개인적 만족과 구성원으로써의 책임. 나 스스로 조금씩 자리를 바꿔보며 그 균형을 찾는 데 10년 여의 시간을 보냈고.

이제야 어느정도 균형있는 위치로 가고 있다고 생각이 들고 있다.


어쩌면 내게 마음이라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이 되었던 것도 이 때문이었을 것 같다.

내가 한 가정을 만들어가야 하는 상황이 된다면. 그 가정은 배우자와 함께 내 삶의 철학이 공유되고 건강하게 성장해야하는데..

상대의 기준이 나와 다르다면.. 그건 조금 어려운 거니까.


아무튼. 오늘 누나와의 이런저런 대화를 통해 내가 잡고 있는 이 삶의 균형을 흔들릴 뻔 하게 했던. 마음에 대한 정의는 적절한 색을 명명 받은 것 같다.

이해, 그리고 인정. 


실제 채색되기 까진 참 어려움이 많을 것을 알고는 있지만..

마음의 무게는 유지하되, 가시는 무르게 만드는 방법을 배운 것만 같다.


참 길게 보낸 하루였는데도, 참 잘 보낸 하루 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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