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맑음과의 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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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어제가 되버린 화요일은 사람 만나는 게 재밌게 기억되는 날일 것 같다.


신호등이 바뀌어 원래 타던 방향이 아닌, 다른 방향에서 택시를 탔었고, 급히 회사로 들어가고 있었다.

그렇게 만난 아저씬 얼마전 자신의 책을 쓰셨다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내게 해주셨는데...

내가 최근 느꼈던 불편한 것들에 대해 명쾌하게 환기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었던 것 같다.


더군다나 이제 60을 넘기신 그 나이에도 여전히 열정적이시고 해맑은 모습과 꿈에 대한 갈구.

많은 부분에서 오랜만에 꿈틀거리는 묘한 감정을 느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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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한 몰입의 삶을 본 듯한 느낌.

그렇게 이 아저씨의 이야기가 궁금해졌기에, 택시로 이동중에 원래 사려던 책들과 함께 책을 바로 주문했다.

책도 그렇고 보통 조금 고민해보고 찾아본 후 사는 편이지만.. 이 아저씨와의 몇마디 대화만으로도 충분히 책의 가치를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회사에 도착해 바삐 하나 둘 일들을 진행했고

저녁시간 또 바삐 약속장소를 방문했다.


어느순간부터 새삼 새로운 사람을 대할 때 어떻게 친해지는 지에 대해 조금 서툴게 되었는데,

조금씩 리드해주는 여유로움이 묻어 나는 사람이었다.


공통되게도 이사람도 참 솔직한 것 같다고 느낄 때 쯤. 명쾌한 이야길 해줬다.


동갑인데 참 진지한 것 같다는 말. 그 말에 나도 참 어느순간부턴지 모르겠지만, 그런 것 같다고..

그게 어떤 때는 조금 고민이긴 하단 말에


굳이 누군가를 위해 자신의 본래 색을 변화시킬 필요는 없는 것 같다며. 그 색에 맞는 사람이 있는 거지 억지로 노력한다고 해도 시간이 지나면

본색이 나오게 되는 거라는 말.


어쩌면 조금은 독특한 내 색깔이 나이들며 퇴색되는 것에 대한 불안감 혹은 합리화를 했었던 것 같은데,

이 친구와의 이야기를 통해 생각의 샤워를 한 것만 같았다.


오늘은 뭔가 내면적으로 나를 씻을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던 날이라서 그런지

재밌게 즐기고 있지만 완성되가며 조금은 무거워진 어깨와 머리의 무게를 조금은 줄인,

그런 하루였던 것 같다.


오랜만에. 내 본질적 모습과의 조우를 할 수 있었던. 왠지 그런 시간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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