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관련 Taste of color <맛있는색>

2004.09.26 00:24

juro 조회 수:1698

"보기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라고 했던가, 같은 요리라도 깨끗한 흰 접시에
형형 색색의 장식과 색깔야채로 예쁘게 꾸며 나오는 음식은 보기만해도 절로 군침이 돈다.
인간으 요리의 역사 만큼이나 요리를 맛있게 보이게끔 꾸미는 요령에도 오랜동안 관심을 가져왔다.
특히 여러가지 색이 각각 어떠한 미각적 자극을 주는지를 경험적으로 터득해 왔고
그것을 요리 장식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연구했다.
그 결과 우리는 때로 먹기위해 손을 대는것이 송구스럽게 느껴질 정도로
화려하게 꾸면진 요리를 앞에 두고 침만 삼키는 경우를 맞는
당혹스러운 경험을 접하기도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런데 실제로 인간이 어떤색을 통해 '맛' 을 연상하게 된는것은
그 전까지 그가 가지고 있던 색과 관련한 모든 기억정보들을 통해 정리되고 유추된 결과라고 한다.
쉬운 예로 주황에서 우리는 뭔가 약간 시면서도 단 맛을 연상하는데,
거기에는 오렌지나 귤의 주황색과 그 맛을 보았던 경험이 연상 작용을 일으킨다는 얘기다.
비단 색과 맛의 관계만이 아니라 모든 감정적인 영행에는 그에 앞서거나 뒤따르는 이성이 있다.
하지만 본능적이건 아니건 일단 우리는
특정 색에 대해 어울리는 맛을 떠올리는데 이미 익숙해져 있고 또 사람들은 그것을 적극 활용한다.



WHITE  순도 100%의 맛



흰색은 깨끗하고 순수한 이미지다.
원칙적으로 연상된는 맛은 설탕의 단 맛, 소금의 짠 맛,
생크림이나 치즈의 담백한 맛, 밀가루나 베이비 파우더의 텁텁한맛 등 여러가지이지만,
어떤 맛이든 다른 맛이 섞이지 않은 순수한 맛을 낼 것만 같다.
그처럼 깨끗이 정제되고 귀하게 보이는 흰색의 느낌 때문에 오랜 세월 많은 식품이 흰 색으로 가공되었다.
원래 설탕은 갈색을 띠고있지만 오히려 정백당의 흰색이 마치
본래의 설탕 색인양 인식되었으며, 누런 껍직을 벗겨낸 흰쌀이 등장했다.
하지만 실제로 흰 색은 시각적으로만 아름다울뿐 영양가나 맛은 적다.
송아지나 조류의 '흰 고기'는 '빨간고기'보다 상대적으로 색이 밝을뿐 아니라 지방과 영양가도 적다.
흰 빵도 어두운 색의 빵보다 영양가도 적고 맛도 덜하다.
이제 사람들은 흰 색 품이 가지고 있는 인위적이며 실속없는 속성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요즘은 흑설탕과 현미가 인기를 누리는등 자연 그대로의 식품이 선호되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리에서 흰 색은 연상시키는 맛의 종류 만큼이나 다양하고 유용하게 배색에 사용된다.
어떤색이든 돋보이게 해 주는 양념같은 색이기 때문이다.
또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통적으로 그리고 여전히 흰색 식기를 선호한다.



RED  자극적이도 강렬한맛



어렸을적의 기억을 되살려 보자.
처음으로 빨강이라는 단어를 배울때 우리에가 주로 제시되는 이미지는 탐스러운 빨간색이 빛나도록 익은 사과나 딸기다.
그 강렬한 이미지가 어름이 되어서까지 우리의 뇌리에 깊이 박혀있는지,
일러스트레이터들이 음식을 그릴때 사과와 딸기를 단골 소재로 사용한다.
사과나 딸기의 그 새콤할 정도로 단 맛은 빨간색을 보았을때 가장 먼저 연상되는 맛이다.
또한 빨간색은 매운맛의 대명사이다.특히 매운 음식을 즐겨먹는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더욱 그렇다.
명확하게 따지자면 '매운 느낌'은 혀가 느끼는 자극일뿐 '맛'이 아니라고 할 수 있지만. 여기서는 논외로 하자.
쨍쩅한 햇볕아래 고추가 말려지고 있는 마당을 본 적이 있는가.근처에 가까이 가기만 해도 눈과 코가 매워져 온다.
그 고추를 빻아 만든 고추장이나 타바스코라는 브랜드로 잘 알려진 핫소스가 띄고 있는
순도높은 빨간색은 보기만해도 입에 침이고일정도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고추의 빨간색은 매운맛을 표현하는데 공통적으로 사용된다.
그 맛의 정도가 심하면 심할수록 빨간색도 더욱 진하고 선명해 진다.
하지만 뜻밖게 가장 아름다운 빨간색을 띤 홍고추나 피망은
단지 요리에 보기좋게 색을 더하기 위한 장식적인 재료일뿐 그다지 맵지 않다.



YELLOW 부드러움 뒤에 찾아오는 강렬한맛



앞서도 언급 되었지만 우리는 어릴때 색의 이름을 배우면서 주로 과일에 빗대어 가르침을 받는다.
아마도 어떤 인위적인 물건들은 색을 바꿀수 있지만, 자연의 산물인 과일은 고유한 새을 가지고 있으며
오랜세월 인간에게 익숙해진 대상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그런 관습적인 개념이 하나의 감각적인 자극에 대해 공통된 반응을 이끌어 내게끔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노랑하면 떠오르는 과일은 바나나다.
바나나는 그 기원에 비하여 우리가 쉽게 구해 먹을수 있는 과일이 된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그래서 한때는 그 희귀성과 특유의 담백하면서도 단 맛 때문에 많은 어린이에게 '과일의 왕'으로 군림하였다.
그런가 하면 투명하게 빛나는 황금빛의 꿀은 그저 달기만 한 정도를 넘어서
치명적이기까지 할 정도로 강렬한 단 맛을 가지고 있다.
치명적인 맛이라고 하면 오히려 바나나, 꿀 보다도 우리에게 관습적이며 보편적으로 익숙해진 과일 레몬을 떠올리게 된다.
부드럽고 따뜻해 보이는 색인 노란색 껍질의 안에 숨어있는 그 강렬한 신맛이라니!
이미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맛을 혀로 느낄때의 그 기분은 언제나 낯설고 이겨낼수 없는 당혹감으로 다가온다.
머리털이 곤두서고 소름이 돋을만큼 노란색은 시원하면서도 신맛, 혹은 쓴 맛의 느낌이다.



BROWN 진한맛



갈색의 맛은 진하고 바삭바삭하다.
갈색을 띈 음식을 상상해보자. 잘 익은 스테이트, 갓 구워낸 빵이나 과자, 커피, 차, 맥주, 코코아...
모두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갈색을 띄고 있따. 맛도행도 모두다 진하다.심지어 달걀도 껍질이 갈색인 것이 하얀것보다 맛있다 한다.
또한 갈색은 조리된 음식의 색이다. 프라이팬에 볶은 양파부터 설탕을 녹여만든 캐러맬 용액까지 흰색을 조리하면 갈색이 된다.
그리고 그렇게 조리된 음식은 더 진한 맛과 향을 띠게 된다.
고기와 소스도 갈색이 진할수록 맛이 강하고 진해 보인다. 그래서 스테이크 소스는 진한 갈색을 띠게 마련이다.
식용 염료로 만들어진 환상일 뿐일때도 있지만, 갈색이 진할수록 맛도 진하다.
맛과 향이 진한 음식은 대개 칼로리도 높다.
칼로리 덩어리이자 다이어트의 적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초콜릿도 갈색이다.색이진할수록 칼로리가 높다.
그래서 현대인들에게는 진학색의 초콜릿 케이크 보다는 하얀색의 생크림 케이크가 안심이 된다.
[실제로 두개의 칼로리 양은 비슷함에도 불고하고 말이다.]
굳이 남녀 구분을 하고 싶지는 않지만, 갈색은 주로 남성의 색이다.
일반적으로 여성을 겨냥하거나 가볍게 마실수 있는 제품으로 출시된 맥주는 밝은 갈색이지만
얼마전 '남자맥주'라는 카피를 걸구 출시된 흑맥주처럼 남성을 대상으로 한 맥주는 진한 갈색이다.
담배는 보통 흰색이지만 맛이 강하거나 그렇게 보이려고 만든 담배는 갈색 종이가 말려있다.
여자는 밝은색 고기와 밝은색 소스를 좋아하지만,
남자는 맛이 강하고 진하게 보이는 갈색 고기와 갈색 소스를 좋아한다고 한다.


GREEN  가장 싱그러운, 혹은 가장 역겨운


빨강이 동물적인 생명의 색이라면, 녹색은 식물적인 생명의 색이다.
가장 싱그럽고 파릇파릇하며 건강한 색이다.시들고 황량한것, 말라죽은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녹색과 신선함의 밀접한 연관 관계는 언어에서도 나타난다.
신선한 것은 가공되지 않은것, 조리되지 않은것, 훈제되지 않은것, 건조되지 않은것이다.
'그린미트(green meat)' 라는 말이 있는데 이것은 녹색 고기라는 뜻이 아니라 신선한 고기라는 뜻이다.
또한 녹색은 야채와 거의 동의어 이다.
독일에서는 야채 시장을 '녹색시장'이라고 부르며 야채만 들어간 음식을 녹색음식이라고 부른다.
'그린조스(Green Soss)'는 녹색 소스라는 뜻인데 프랑크 푸르트의 특별 요리로 괴테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으로
완숙 달걀에 일곱가지 나물을 갈아서 만든 녹색 소스를 엊은 요리이다.
분명히 드러나는 맛을 좋아하는 어린 시절에는 요리에 들어가는 야채나 나물반찬이 무슨맛인지 모른다.
그런데, 나이를 먹으면 그 알수 없던 채소의 맛이 느껴진다. 녹색의 생명력을 전해받고 싶은 것일까.
하지만 녹색이 늘 신선한 느낌을 주는것은 아니다.
녹색빵을 생각해보라. 입맛이 도는가. 녹색과 갈색이 배합되면 텁텁하고 쓴 맛이 떠오른다.
왠지 고목에 잔뜩 끼어있는 이끼가 연상되지 않는다.
서양의 이야기 속에서 마녀가 만드는 역겨운 재료로 가득한 요리는 항상 녹색이다.



ORANGE 복합적으로 맛있는색



색과 과일의 연관성에 대해서 계속 언급하게 되는데 아예 색의 이름이 과일의 이름인 경우도 있다.
바로 오렌지, 주황색이다. 당연히 또오르는 맛의 이미지도 오렌지 맛이다.
유럽에서는 오렌지가 유입되기 전까지 주황이라는 말이 없었다.  괴테는 '노란 빨강'이라고 표현했다.
원산지인 인도에서 '나랭'이라고 불리었으며 아라비아로 건너와 '나랑'으로 불리던 오렌지는
십자군 전생을 통해 유럽으로 건너왔으며  프랑스에서 재배되었는데,
이 과일의 광택이 황금과 유사하다고 생각했던 프랑스 인들은
황금을 뜻하는 '오르 or'와 '나랑 narang'에 붙여 '오랑주 orange'라고 부르게 되었으며
이때부터 유럽에 주황색이라는 색 이릅이 생겨났다.
과일의 이름을 그대로 따온 탓인지, 오렌지 색은 그대로 먹을수 있는것만 같은 색이다.
빨강와 노랑이 섞인 색인 주황색은 빨강의 단맛과 노랑의 신맛이 복합적인 아로마를 가지는데,
중국 요리에 잘 쓰이는 주황색 소스는 새콤달콤한 맛이 난다.
망고, 당근, 샐러드 드레싱, 새우, 연어, 소시지 등 많은 식품이 주황색이다.
레몬주스라 하더라도 주황 음료는 처음 마실떄는 왠지 오렌지 맛이 나는 것 같다.
하지만 주황색이 모두 오렌지 맛인것은 아니다. 운제 연어가 오렌지 맛이 아니듯 말이다.
어쨌든 주황색 음식은 맛있을것 같은 느낌을 준다.



----참고서적 <색의 유혹> 에바헬러/ 에담출판사


Monthly Illustation Magazine ILLUST Vol.45 / SEPTEMBER 2002 에서 펀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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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타이핑을 하면서 정독을 하다가 깜짝 놀란 부분이 있었다.
녹생을 평가한 글중 '가장 싱그러운, 혹은 가장 역겨운' 이라는 글귀였다.
녹색이 가장 역겨운?=_=이라는 의문을 품으면서
글을 타이핑 하다 보니 역시 이해가 가는 부분이었다.
생각해보니 역겨운 쓰레기 목욕을 하던 슈렉도 녹색이었다.
하나의 색이 이렇듯 상반되는 이미지를 가질수 있다는게 놀랍다.

출처 : http://cookiemo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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